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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간다

어린이집 생일잔치, 답례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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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어린이집에서 생일잔치가 있는 날에는 답례품이라며 아이가 뭔가를 과자며 젤리 등이 포장된 선물을 잔뜩 받아온다. 처음에는 그냥 간단한 젤리나 사탕, 과자 등을 포장해서 '친구야, 축하해 줘서 고마워' 하는 간단한 메모와 함께 보내왔다. 처음 보내온 답례품을 시작으로 생일잔치 때마다 뭔가 계속 과자며 연필등의 간단한 선물을 받아 온다. 아직 어린 아이들의 작은 잔치에 뭘 그리 챙겨서 보내고 답례를 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전에는 그런게 없었는데 처음 누군가가 시작하자 그 이후로 너도나도 생일을 맞은 아이들을 통해 답례품을 보내오니, 그럴 필요성을 못느끼던 부모들도 내 아이도 보내줘야 하나 하는 마음이 들었을것 같다. 생일 선물이랍시고 간단한 문구류 등의 선물을 보냈다가 그것보다 더 신경 쓴 선물을 답례품이라며 받아오니 여간 민망한게 아니다. 계속 이러다 보니 나도 우리 아이 생일잔치 때에도 답례품으로 뭘 준비해서 보내야 하나 걱정 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린이집에서 생일잔치를 한단다. 나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답례품은 보내지 않을 작정이었다. 그런데 아이는 달랐다. '나도 내 친구들한테 선물 주고 싶어요' 하는 것이다. 생일자가 축하해 주는 친구들에게 선물을 줘야 한다고 말이다. 이미 그 문화에 익숙해져 버린 것이다. 자기도 많이 받았으니 줘야 한단다. 하기사 아이가 받아온게 참 많긴 하다. (젤리나 사탕, 초콜릿과 주스 등 우리집에서 사주지 않는 간식들도 참 많이도 줬다.) 좋든 싫든 받긴 했으니 안주기도 뭣하고, 그렇다고 이런 형식적인 관습을 이어가는 것에 동참하기는 싫고, 이것 참 난감하다. 그렇다고 내가 별로 달가워 하지 않던 과자와 음료수 등을 사서 보내주긴 싫었다. 쿠키를 좀 구워줄까? 아니다. 날이 눅눅해서 쿠키는 굽기도 힘들고 금방 눅눅해져 맛이 없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머핀을 하나씩 구워줄까? 에라, 같이 굽자 싶다.




그래서 선택된 초코칩 쿠키와 브라우니를 함께 머핀 형태로 구운 브루키다. 

(쿠키브라우니, 브루키: http://mamandamin.tistory.com/1057)


만드는 과정이 별로 까다롭지는 않지만 쿠키 따로 브라우니 따로 반죽을 만들어 쿠키 따로 성형해서 얹어 굽는게 이 더위에 좀 귀찮긴 하다. 12구 머핀틀 하나 뿐이라 두번에 걸쳐 구웠다. 반죽 양을 잘못 계산해서 브라우니 양이 한판에 쏠렸다. 아오, 볼록해야 폼나고 이쁠텐데 아쉽다. 날이 더워 오븐에서 꺼내놔도 식지도 않았다. 이눔의 더위, 뭘 해도 참 힘들다. 하나하나 포장해서 타이로 묶어서 비로소 완성했다. 나는 손이 작아 머핀 두판 겨우 굽는것도 힘들어 하니, 대량생산 해서 판매하는 것은 꿈도 못 꿀 일이다. 아무튼 포장하고 보니 모양도 그럴듯 하고 성의 있어 보이지만 너무 형식적이지도 않은, 생일잔치에 가볍게 나눠 먹을만한 혹은 집에 가져가서 즐겁게 먹을 수 있을만한 선물이 되었다.





 다음날 아이 어린이집 생일잔치에 보내는데, 답례품이랍시며 뭔가 택도 붙이고 해서 보내기 민망해서 그냥 다같이 나눠 먹으라며 택 없이 보내줬다. 그래, 여느 빵집에서 팔지 않는 제품이고,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들었으니 충분한 답례는 되겠지 싶다. 그래도 여전히, 어린이집 생일잔치에 답례품은 오버인것 같다. 내아이 생일을 축하해 주는 마음을 그냥 고맙게 받는 것으로 끝내면 안되는 것일까? 내 아이의 친구들을 챙겨주고 싶은 마음은 알지만 이것이 형식적인 관습으로 자리 잡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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