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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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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전생에 나라를 구한 녀성.

울 시댁은 제사도 차례도 없고, 가족들이 먹을 음식은 미리 어머님이 준비 다 해두시고,

배려돋는 시누는 설거지도 해주신다.

난 그저 전날 먹을 저녁거리 준비하는 정도-


이번 추석엔 샤브샤브를 해먹을까-

샤브샤브 몇번 우려먹었지만 때때마다 반응이 좋아 ㅡㅂ ㅡ

해산물 샤브샤브가 맛난디, 방사능 땜에 어디 먹겠어-

한살림에서 대충 긁어모아 샤브샤브 재료로 키조개 관자와 바지락. 땡~
엇.. 좀.. 허전하잖아.. 관자도 많은게 아닌데 싶어서 소고기도 살짝 맛보기로 하고 동네 한우 직판장엘 갔더니-

샤브샤브 고기가 없다며,, 비싼 업진살을 가져가라고..;; 그.. 그럴까요.. ㅜㄴ ㅜ


각종 야채와 다시마, 무우 육수, 키조개 관자, 바지락, 업진살~

거기다 시누가 추석에 먹자고 전복까지 사두셨어!

완전 럭셔리한 한상이쟈나~ 


끓는 육수에 야채 넣고 얇게 저민 관자를 육수에 살짝 익혀서 와사비 간장에 찍어 먹으니 완전 꿀맛!!

업진살은 삼겹살처럼 살짝 지방도 섞여 있는데 살짝 익혀 먹으니 막 입에서 녹아 ㅜㅂ ㅜ 맛있어~~

배불리 먹어도 칼국수는 넣어야 하쟈나.. 바지락 남은거랑 같이 넣고 끓여서 호로록!!

아으.. 궁물이 끝내줘요..!!


사실, 

샤브샤브를 하면 나는 몇점 못먹고 칼국수로 배를 채운다.

끓는 육수에 야채랑 고기랑 넣고 익혀서 먹기만 하는 간단한 요리, 요리라고 할 게 있나 하겠지만-

샤브샤브는 먹는 타이밍이 중요하기 때문에 재료가 적당히 익었을때 드시도록 하는 역할이 참 중요하다.

야채가 부족하면 야채를, 고기를 다 건져 드시면 고기를, 불이 너무 세면 불조절을 해야 하므로 나는 먹을 새가 없다.

그나마 재료 다 떨어지고 끓이기만 하는 칼국수 타이밍에 배를 채우는 거지..

처음 샤브샤브 해드렸을때 나는 몇점 맛도 못봤는데 이제 칼국수 넣자는 소리 나오자 얼마나 서운하던지.. 

지금은 뭐, 그저 맛나게 드셔주니 그 모습에 흐뭇하고 감사하고 그냥 배부르다. 흐흐..



5년차 맏며느리로 그냥 가서 먹고만 오기 죄송스러워서 이번 추석엔 고기를 준비해가기로 하고-

늘 먹는 불고기를 등심으로 해갈까 아님 소갈비를 해갈까 하다가,

행님 먹고싶다는 갈비로 결정.

나 소갈비는 한번도 안해봤쟈나.. 레시피 검색검색..

갈비 먼저 반 정도 익혀서 육수 뽑고, 고기에 양념 재서 육수 넣고 조리는 레시피로 결정.

육수 내서 기름 걷어내고 고기에 양념해서 가져갔다.



요렇게.


추석날 아침, 

육수 부어 졸이는데 시간이 좀 부족했는지 젓가락만 대도 스르륵 무너지길 바라던 식감은 안나왔지만, 

짜지 않고 슴슴하니 맛난 갈비찜이 만들어져 다행. 

맛이 어떨까 걱정하느라 나는 한점밖에 못먹었지만 맛나게 드셔주시는 가족들께 고맙고 좋았다.



편히 먹고 쉬고 또 먹고 했던 추석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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