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프레소] - 휴대용 에스프레소 머신

5년여 전, 진한 에스프레소로 만든 아메리카노가 마시고 싶은데 집에 있는 커피메이커로는 연하디 연하고 커피향이 거의 없는, 보리차 수준의 커피만 내려져요. 물론 솜씨 좋은 분들은 커피메이커로도 얼마든지 맛있는 커피를 내려드실 수 있겠지만, 저는 아무리 기교를 부리며 커피를 때려 넣어 내려도 깊은 커피향을 품은 아메리카노를 만들 수가 없었어요. ㅜㄴ ㅜ

그러던 어느날 잡지에서 핸드프레소라는 휴대용 에스프레소 머신을 발견했어요. 말 그대로 휴대용이라 좁은 주방에 자리차지 할 일도 없고 가격도 그닥 비싸지 않아 갖고싶다는 마음이 심장을 뚫고 나올 지경이었어요.

때마침 독일로 출장이 잡힌 행님에게 핸드프레소를 꼭 사오라며 있는 애교 없는 애교 끌어다 신신당부를 했지요. 안타깝게도 그때 출장길에서 핸드프레소를 찾을 수가 없었다고.. 다시 돌려보내고 싶었어요. 아무튼 핸드프레소는 우리와 인연이 없나보다 생각하며 포기하려던 차에, 일본으로 출장을 갔던 행님이 핸드프레소를 사왔어요!! (제가 구박을 좀 많이 했었나봐요. 알아서 사오더라고요.) 프랑스에서 개발된 제품인데 일본에서 사왔네요. 어디서 사면 어때요 제품에 들어왔으니 그걸로 된거죠. 

그렇게 핸드프레소가 우리의 일상에 함께 하게 되었어요. 

핸드프레소는 휴대용 에스프레소 추출 머신으로, 손잡이에 달린 압력 펌프를 이용해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압력을 만들어 에스프레소를 추출해 주는 기계에요. 압력게이지의 바늘이 초록 구간에 올 때까지 펌핑을 해준(이게 좀 땀나도록 힘들어요) 다음, 50ml 정도 되는 뜨거운 물을 수조에 담아 추출버튼을 누르면 향긋한 커피향과 함께 에스프레소가 나오는 거에요. 마이크 같기도 하고 망치 같기도 한 생김새나 휴대용이라는 점에 비해 커피가 꽤 훌륭하게 추출되는데, 커피의 향이나 맛, 크레마까지 흠잡을 데 없어요. 역시 탁월한 나의 안목.. ㅡㅂ ㅡ* 

신랑이 구입할 당시 핸드프레소는 파드용과 원두용이 따로 나왔기 때문에 파드용으로 구입했지만, 찾아보니 지금은 파드용과 원두용이 하나의 기기로 통합된 제품이 나오고 있네요. 파드는 원두7g의 하드파드를 사용하는데 휴대하기 간편하고 커피를 내린 후 처리하기도 깔끔해서 좋아요. 하지만 제품으로 출시된 파드만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좁고요, 파드 가격이 원두보다는 비싸니 그게 좀 단점이에요. 그에 비해 원두를 사용한다면 좋아하는 원두를 마실 수 있지만 커피 추출 후 원두 처리와 청소가 조금 불편하겠지요. 전 그냥 파드용으로~ 

휴대용이고 파드용이라 외출 시 분위기 잡을 때 딱이에요. 여행을 갈 경우 꼭 챙기는 준비물 중 하나지요. 핸드프레소와 커피파드만 챙기면 되니까요. 아참, 뜨거운 물도 꼭 챙겨야 해요. 공기 좋고 경치 좋은 곳에 앉아 향기로운 커피 한잔을 짠~ 내려주면 뭐, 게임 끝 아니겠어요.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여행지에서 향기로운 커피 한잔을 하고 싶을 때 주변에 카페가 없다면, 물론 인스턴트 커피도 충분히 맛있게 마실 수 있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맛있는 원두커피 한잔이면 바로 헤븐이에요. 

핸드프레소의 가장 큰!!!! 단점은 펌핑이에요. 커피 추출에 알맞은 압력에 도달할 때까지 핸들을 이용해 펌핑을 해야 하는데 멋진 모습 유지하며 할 수 있는 작업은 아니에요. 핸드프레소를 두손으로 들고 한다면 여성의 힘으로는 땀이 나는 일이지요. 저희는 주로 벽에 대고; 펌핑을 하는데, 행님이 펌핑작업 귀찮아서 믹스커피를 마시기도 할 정도니까요. 게다가 펌핑이 그만큼 힘들고 꽤 시간을 들여야 하는 (그래봐야 몇분 안되는 작업이지만 모양빠지는) 일이니 만큼, 하나의 핸드프레소로 여러사람이 마셔야 할 경우 좀 민망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해요. 실제로 손님이 오셔서 핸드프레소로 맛있는 커피를 내려주려고 할 때는 손님이 스스로 당신의 커피는 당신이 펌핑을 하겠노라 미안해 할 정도에요. 그렇다고 손님 시키면 손님도 같이 망가짐 주의. 

이러니 저러니 해도 5년 이라는 긴 시간을 핸드프레소로 참 많은 커피를 내려 마셨어요. 커피머신을 들인 지금도 주말 커피 한잔은 핸드프레소로 내려 마시지요. 준비의 간편함과 훌륭한 커피맛이 보장되니깐요. 앞으로도 핸드프레소가 망가지지 않는한 우리 생활의 향기로운 커피 한잔은 핸드프레소가 책임지지 않을까요-

+ 하드 파드 커피 검색 : https://coupa.ng/bBJE3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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