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슝야식당/개구리반찬

엄마생각 - 열무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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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무김치를 담궜다.

 

열무를 다듬고 잘라 흙 잘 씻어 소금에 절이고,

(소금에 절인 열무에서는 장미 줄기 냄새가 난다!!)

대가 적당히 휘어질만큼 절여지면 물에 한번 헹궈 물기를 잘 빼두고.

말리려고 사둔 빨간 고추 몇개, 양파, 생강 갈아갈아,

찹쌀풀과 마늘, 액젓, 깨소금 잘 섞어,

풋내나지 않도록 살살 버무리면 됨.

 

엄마한테 전화해서 물어볼 때 깨소금 아끼지 말고 팍팍 넣으랬는데,

적게 넣었나.. 완성된 김치에서 깨를 찾아볼 수가 없네 ㅡㄴ  ㅡ;;

나름 팍팍 넣었는데;;

 

냉장고에 뒀다 먹을 큰통과 바로 내서 먹을 작은 김치통에 나눠 담는데,

엄마가 하시던 것처럼 대를 골라 담는 나를 발견한다.

엄마가 할땐 그냥 담지 뭘 저래 꼬물꼬물 고르나 타박했는데.. 나도 모르게 엄마처럼..

우리딸도 훗날 나처럼 그리 할까..

 

통에 잘 담긴 김치를 보니 마음이 어찌나 뿌듯한지-

김치를 담그지 않았느냐 말이다.

시댁에 좀 갖다 드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 며느리는 김치도 담는다굽쇼~ 하는 자랑스런 마음.

그러다 문득 엄마한테 맛보여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맨날 우리 먹을 걱정만 하시는 울엄마.

아무리 되었다고 괜찮다고 시댁에서도 주신다 해도, 너도 결혼했으니 당신 김장을 배로 더 해야 한다며

언제나 우리 뭐 먹고 사는지 걱정 한가득인 울엄마.

 

 

고작 열무 한단 김치 담그며 참으로 거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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