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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 일상

흰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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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면대에서 손씻으려 숙인 내 정수리에 희끗- 흰머리가 보인다.

흰머리가 곳곳에서 발견된지 좀 되었지만, 발견할 때마다 덜컥- 속이 상한다.

그리고는 부랴부랴 쪽집게를 가져다가 당장 뽑아.. 

행님한테 뽑아달라고 하면 더 편하겠지만, 나의 늙어가는 모습을 보이는건 아직 안된다. 

 

초등학교 시절, 

엄마는 머리를 빗다 말고 나를 불러 여기저기 흰머리를 뽑아달라 하셨다.

처음엔 재미있었지만 횟수가 늘면서 지루하고 재미없고.. 

몇가닥 안되는 흰머리 잘 보이지도 않는구만 뭘 그렇게 뽑아달라 하시는지 귀찮았다.

그후 엄청 많이 늘어난 흰머리를 보면서 다 뽑으면 머리숱 적어지니 걍 염색 하시라 했다.


그때 엄마는, 젊었던 거다.

지금의 나처럼 거울 너머 보이는 흰머리가 이제 늙는가 싶어 속상하고 어떻게든 뽑아 없애 그것을 감추고 싶은,,

젊은 엄마였던 거다. 지금의 나처럼-

우리 엄마도,, 나처럼 젊은 엄마 시절이 있었구나..

생각해보면 그땐 몸놀림도 재빠르시고 의욕도 많으셨던, 젊은 엄마였구나..


젊음도 의욕도 검은 머리도 적어진 지금의 엄마는,

멍하니 먼곳을 바라보는 공허한 눈빛이 잦고, 

바닥에 앉아계시다 일어나려면 한참이 걸리고,

이미 몸에 배인 습관을 고치기 싫어하는 노인네가 되버렸다.


하늘같고 천사같고 한때 나의 전부였던 엄마인데..

조금 많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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