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저세트도 사고 쟁반이랑 파스타 접시도 좀 사고 유리잔이랑 머그도 좀 보고 앞치마도, 포인트 접시도 좀 살까...
야무진 생각을 하고 남대문 시장으로 갔다.
그냥 바로 갔더라면 또 혹시 모르겠다.
하지만 우린 그전에 볼일이 좀 있었다.
롯데 본점에 들렀다가 길 건너 저너머에 있는 남대문 시장으로 갔다. 택시타면 욕먹을까봐 걸어갔다.
그냥 쭉 가서 건너면 되는데 미리 건넌답시고 지하도로를 건넜다가 다시 건너오기 반복.. -_ -;;
내곁에서 이미 지쳐버린 배 뽈록 임산부는 어쩔..
암튼, 잘 찾아오긴 했다.
여기가 그르케 유명한 남대문 수입상가 그릇파는 그곳이란다.
ㅡㄴ ㅡ .. .. ..
그릇보다 옷가게가 더 많다. 두사람이 동시에 지나가려면 어깨를 접어야 하는 간격을 두고 상점들이 빼곡하게;;
여름을 맞아 패션에 민감한 아줌마들 총출동하셨는지 여기저기 와글와글 하신다.
곳곳에 숨어 있는 그릇가게를 찾아 헤메며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니 멀쩡한 나도 힘든데,, 임산부는 아주 짜증 지대로다.
그랬다.
우린 백화점 그릇코너처럼 정돈되고 한가한 그런곳을 기대했던 거다!!
한가는 쥐뿔.. 잠시 서서 구경이라도 할래면 당장 사지 않으면 썩 꺼져버리라는 눈빛의 주인이 나타난다.
그렇게 정신없는 와중에 꼼꼼히 살필 새도 없이 뭔가 쫓기듯 사야 한다면,
오노.. 사양이다.
누구는 싸고 좋은게 너무 많아 좋다고 하드라만,
우리 불쌍한 자매는 아줌마들 등쌀에 휩쓸려 다니며 간신히 포크세트와 쟁반 하나 건지고 나왔다.
반짝반짝 야물딱지게 생긴 스푼/포크세트. 스뎅 18-10을 확인하세요~!!
- 이거 어때??
- 응, 괜찮네- 사-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봉지에 담아주시던 주인아주머니..
그래도 볼수록 맘에 드는 레녹스 쟁반.
친절하고 여유로운 백화점으로 돌아와 요것조것 살펴보던 중,
깔끔한 수저세트를 발견- 마침 몇주년 행사라고 왕창 할인판매한대서 낼름 구입한 백산 수저세트.
새로 장만한 식기들은 소다랑 식초를 팍팍 풀어 푹푹 삶아 깨끗이 씻어 마른행주로 뽀드득하게 닦아줍니다.
그렇다..
난 아직도 살림장만하는 여자야~
집들이 대비 교자상이랑 컵들도 서둘러 주문해야겠는걸~ ㅡㅂ 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