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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랑 저는 외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조미료도 청결도 그닥 믿음직하지 않아서요.. 그냥 맛이 좀 덜해도 집에서 만들어먹자~ 주의에요.
다행히 정말 간도 안맞고 듣도보도 못한 희한한 맛이 나는 음식도 최고라며 먹어주는 대견한 신랑 덕분에 힘들게 퇴근해도 저녁을 꿋꿋하게 만들어냅니다.
아직은 신혼이고 살림 초보라서 담백한 반찬으로 이뤄진 백반이 아니라 단품요리를 많이 해먹어요.
비온다고 부침개를 해먹는다거나,,
_한창 신언니 볼 때네요. 서울막걸리보다 살짝 달큰하고 부드럽던데요.
_김치전에 냉동 낙지 해동하기 귀찮아서 삼겹살 몇조각 잘라 넣었더니 고소하니 맛나더군요.
떡볶이에 만두라거나,,
_언젠간 먹고 남은 족발이 있어서 족발 볶음을 해먹어야지 했는데, 떡도 사리처럼 넣었다가 족발의 한약냄새에 취해서 참으로 요상한 요리가 되버렸다는;;
_만두는 꼭 신랑이 베란다에 나가서 구워와요. 집에서 구우면 냄새 많이 난다고.. 야외에서 바베큐하는 기분이라며 신나게 구워요 ㅋㅋ
닭으로 육수 내서 야채죽을 끓여 먹는다거나,,
_겨우 닭 두조각으로 육수를 내는데 마늘은 두쪽이나 넣는 바람에 마늘향이 엄청났다는;; 그러면서 저혼자 두그릇 뚝딱;;
혹은 옛날 생각하며 순대볶음을..
_순대는 포장마차용 1인분인데 산더미같은 야채와 쫄면을 만나 저래 되었어요.
아무리 단품요리지만 퇴근길 지하철에 한시간 시달려 집에 오면 앉을 새도 없이 저녁 준비하기 바빠요.
느릿느릿 준비해서 먹고 치우면 시간은 이미 9시..!! ㅡㅁ ㅡ;;
그래도 소꼽놀이같이 즐겁고 재미나다 하고 지내요.
그나마도 이제 쉽지 않아졌네요.
아기가 생겨 몸이 좀 힘들어졌어요. 결혼한지 석달 째인데 아기는 2개월이래요. ^ㅡ ^
입덧을 하긴 하는데 음식 못먹는 입덧이 아니라, 두통에 소화불량, 공복이면 울렁대는 요상한 입덧이에요.
공복의 상태가 엄청난 숙취의 그것과 같아 어찌나 괴로운지 종일 뭘 먹어야겠다는 생각만 하게 되요.
이런 제게 철없는 남편이 '임신해서 살찌는거 싫은데~' 요딴 말을 하지 뭐에요 ㅡㄴ ㅡ+
누구 좋으라고 이고생인지 너무 서럽고 속상해서 승질 팍! 내고 침대에 누웠더니,
'띵띠리링~' 무심한 세탁 종료음이 들립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무시하려고 해도 안되잖아요 또.. 세탁기 안에 저래 그냥 두면 쉰내 팍팍 날텐데... ㅡㄴ ㅡ+
끄응~ 일어나 빨래를 꺼내 널었어요.
제꺼는 팍팍 털어 나란히 나란히, 얄미운 신랑꺼는 그냥 한무데기로 얹어만 놓습니다.
소심하지만 나름 복수였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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