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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 일상

담 걸린것으로 오해한 기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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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앞에 서서 주차를 하는 행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갑자기 등에서 뻐근한 기운이 느껴지더니
이 기운이 마치 살아있는 것마냥 등에서 가슴 쪽으로 이동하는게 느껴졌다.
담인가..? _갑자기 힘을 주거나 한 것도 아니었는데.._

자고나니 좀 괜찮은듯 했다.
수영을 다녀왔다.
명치에 몰려있던 뻐근함이 배쪽으로 내려갔다. 이것 참.. 회충인가.. ㅡㄴ  ㅡ;;

가만히 앉아 일하고 있으면 또 괜찮은듯 했다.
역시 담 걸린 모양이니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싶었다.
저녁을 먹는 동안 다시 가슴속을 쥐어짜는 아픔이 느껴졌다. 심상치 않다.
이제 연휴 시작이니 늦지 않게 병원에 가보는게 좋겠다 싶다.


회사 앞 내과로 달려갔다.
증상이 어떻냐고 묻기에 담에 걸린듯 뻐근하고 뭉치듯 아프다 했다.
청진기 한번 대보지도 정확히 어디가 아픈지 손으로 가리켜 보지도 않는다.
환자의 말을 너무 경청하는듯, 이미 ''으로 결론낸 모양이다.
담에 걸리는건 '혈액순환'이 잘 안되서 그렇단다. 그러니 사우나를 가거나 욕조에 몸을 좀 담구고 있으란다.
약을 지어주겠다며 속쓰리거나 하는거 없냐고 하기에 위염이 있다고 했다.
이런 증상이 정말 '담'에 걸린게 맞느냐 물으니,
움직이는 아픔은 담이 맞다며.. 담에 걸리는건 내과 소관이 아니라 정형외과나 다른쪽으로 가야 한다고..
약을 먹어보고 나으면 다행이고 그래도 아프면 그땐 다른과를 가서 더 정확하게 검사를 받아보라는 친절한 책임회피 한마디 잊지 않으신다.


사람들은 '담'에 걸리면 한의원을 찾는다.
때마침 나도 한약을 먹고 있고, 행여 한약이 내몸에 맞지 않아 그런건가 싶어 전화를 했다.
한의사샘은 내 ''가 약해서 생긴 아픔이라고 한다. 한약 먹는동안 내가 먹은 밀가루 음식과 과일 등이 위를 허하게 만든다고..
당장 증상에 맞는 약을 주겠으니 오란다.
_내과에서 처방해준 약을 불러주니 혈액순환개선제-_ -와 위염약, 진통제라며 먹지 않는게 좋겠단다. 내과샘은 그냥 생각나는데로 지어준듯_
한의원에 가는 내내 가슴이 쿡쿡 쑤시듯 아프다.
겨우 찾아가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숨쉴 때도 아프고 목 안쪽에서도 뭔가 잡아당기듯 쑤신다고 하니 위 때문이란다.
계란 흰자를 발효해 만들었다는 가루약을 주신다. 먹으면 아주 좋아질거라고..
그자리에서 한봉지 먹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어쩐지 효과가 좀 나타는 기분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여전히 가슴통증이 있다. 숨쉴 때도 약간 골골하는 울림이 느껴지고..
한의원에서 준 약을 계속 먹어볼까 하다가 좀 불안하다. 이게 다 위 때문이라고..??


오늘이 지나면 연휴 시작이라 왠지 힘들것 같아 아침일찍 서둘러 근처 종합병원으로 갔다.
한걸음 한걸음 걸을 때마다 가슴이 쿡쿡 쑤시고 숨 쉴 때마다 가슴이 아파 숨도 막힌다.
간호사는 호흡기/알러지성 호흡기 내과를 추천해줬다.
청진기를 대보던 의사는 엑스레이를 찍으라 했고,
사진속 내 갈비뼈와 폐 사이에는 뼈 두개 정도의 사이가 벌어져 있었다.
'기흉'이란다. (기흉이란 폐에 구멍이 뚫려, 폐가 갈비뼈에 진공상태로 붙어있지 않고 그 사이에 공기가 차 있는 상태라고..)
입원을 해서 공기를 빼는 치료를 받거나 재발의 위험이 염려되면 수술을 해야 할 지도 모른다며 외과쪽으로 돌렸다.
흉부외과의와 다시 상담을 해보니, 아직 입원치료보다는 자연적으로 나아지기를 기대하며 좀더 지켜보는게 좋겠다 한다.


동네 내과 - 담..
한의원 - 위..
종합병원 - 기흉....

뭔가 문제가 있지 않는가..?
동네 내과 소견을 믿고 약을 먹었다면 진통제가 포함되어 있으니 낫다 싶었겠지만 응급 상황까지 갈 수 있다.
한의원에서 지어준 약만 먹고 버티는건..;;

이러니 너도나도 종합병원에 가지 않겠나-
아픈 사람들에게 오만하고 뻔뻔하게 오진을 남발하는 동네 의원들에 대한 엄격한 관리기준이나 통제도 없이,
종합병원으로 몰리는 현상을 막겠다며 무작정 종합병원 진료비만 올리면 다인가-

아픈것도 서러운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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