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한달 정도부터 시작된 워니의 태열.
겨울생이라 너무 꽁꽁 싸맨 탓일까-
조리원에서 얼굴에는 로션 안발라도 된다 했는데 그래서 건조했나-
얼굴부터 시작된 발진은 온몸으로 퍼지고,
가려워 밤에 칭얼대다가,
몸을 긁을 수 있게 되고 부터는 피가 날 정도로 긁어댔다.
게다가 몸에 땀이 안나!!
소아과에 가서 문의를 해보니 아직 나이가 어려서 아토피라는 진단을 내릴 수는 없지만, 아토피로 자리 잡기 전에 치료해줘야 한다고.
수분 공급을 위해 목욕은 적어도 하루에 한번 꼬박꼬박 해주되,
수분 보호를 위해 물기를 닦고 바로 보습제를 발라주라고.
딱히 좋은 보습제가 있다기 보다는 아이의 피부에 맞는 보습제를 찾아 발라주되,
보습제 종류를 바꾸면 거기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니 자주 바꾸지 말며,
보습제를 하루에 서너번 충분히 발라주고,
이미 발진이 난 부위는 연고를 발라 가려움을 낫게 해줘야 한다고.
가려운 발진에 발라주라고 처음 처방받은 약이 락티케어HC로션이다. 스테로이드가 함유된 피부 치료용 로션으로, 발림이 좋고 강도에 따른 분류가 가장 약한 분류에 속하니 매일 발라도 별다른 부작용이 없을 거라는 의사의 설명. 아무리 그래도 이제 겨우 50일도 채 안된 아기에게 스테로이드라니 용납할 수 없었다. 꿋꿋하게 로션만 발라주며 최대한 락티케어 바르는 것을 외면하고 지냈다. 그리고 피부는 점점 심해져 가고 아이는 가려워 밤에도 깊이 잠을 자지 못하고 자꾸 깨며 이불에 얼굴을 비벼댔다. 팔다리 역시 거칠어졌는데 팔꿈치 부분은 거므스름 해지고 두꺼워지고 있었다.
다시 찾은 소아과에서 아이 피부를 보고 지난번 보다 더 나빠졌으니 연고를 하루에 두번 바르라 한다. (한번도 바르기 꺼려지는데 두번을 바르라니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보습 로션을 발라도 가려운 발진은 나아지지 않으니 연고를 발라 가려움을 없애주는 것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락티케어는 하루에 두번씩 1년 넘게 사용해도 될만큼 순한 약이니 걱정 말라는 설명도 덧붙인다.
아이 피부는 나빠지고 연고는 바르기 꺼려지니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엄마들 사이트 검색에 열을 올리던 중, 명쾌하게 설명을 올린 엄마가 있었는데 스테로이드제라고 너무 겁먹지 말고 아이 피부 나빠질때 확실히 약을 발라 진정시킨 뒤 보습을 철저히 해주라는 글이었다. 의사선생님 말씀과 다를바 없는 얘기였지만, 어쩐지 동지가 해주는 얘기라 더 공감이 되고 믿음이 가는 글이었다. 그렇게 락티케어 사용이 시작되었다. 목욕 후 물기 닦자 마자 로션 덕지덕지 바르고 발진 올라온 부위는 연고를 발라주니 어느 정도 효과를 보는듯 했다. 하지만 좋아지나 싶으면 다시 올라오고 다시 올라오고 반복되다 보니 아이의 피부에 따라 나의 감정 컨디션도 오르락 내리락 했다. 감기에 걸리거나 컨디션이 나빠도 올라오고, 아기이다 보니 눕혀두는 이불이 바뀌어도 올라오고, 모유수유를 하는 아기라 내가 먹는 음식에도 영향을 받는듯 했다. 집먼지 알러지가 있거나 다른 음식 알러지가 있었나보다. 이러니 신경써야 할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었고 나는 점점 지쳐갔다. 나라도 좀 자유로워보자 싶어 분유를 먹여볼까 싶다가도 아토피 아이들은 유제품 알러지도 있을 수 있으며 가장 좋은 것은 모유라고 하니 별 수 없었다.
어느날 다른 엄마의 글을 읽다 보니 연고를 바르는 순서가 좀 달랐다. 목욕 후 물기를 대충 닦은 뒤 환부에 연고를 먼저 바른 다음 보습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생각해보니 일리 있는 내용이다. 보습제를 바르면 보습막이 형성되어 아무리 연고를 발라도 흡수가 잘 되지 않게 되고 그러면 약효가 떨어질 것이 뻔하다. 그날로 목욕 후 연고 바르는 순서를 바꾸기 시작했다. 목욕 해주면서 발진이 난 부위가 어디인지 확인한 후, 물기 닦고 바로 연고를 먼저 발라준 뒤 연고 바르지 않은 부위부터 로션을 발라 연고 바른 곳이 흡수가 되도록 텀을 주고 발랐다. 그렇게 해주자 효과는 눈에 띄게 더 좋아졌다.
얼마후 대학병원에 다른 일로 아이 진료 받으러 들렀다가 의사선생님께서 급한건 피부라며 피부과로 토스하셨다. 피부과 의사선생님은 우리나라 말로 '태열'이라고 할 뿐, 아토피라고 진단을 내려버렸다. 그리고 부위별로 발라야 하는 약을 달리 처방해줬다.
1. 락티케어 HC 로션
스테로이드 성분이 가장 약하게 포함된 연고라 신생아에게 써도 된다고.
발진이 난 부위에 하루에 1~2회 얇게 발라주면 된다. (땀띠에도 효과 짱)
2. 더마톱 연고
몸에 난 발진 부위에 바르라고.
3. 하이로손 크림
얼굴에 다른 연고를 바르면 따갑다며 얼굴에 바르도록 처방 받은 연고.
4. 네오덱스 안연고
발진이 심해지는 날에는 눈꺼풀이나 눈 주위에도 발진이 나는데,
눈에 들어갈 수 있어 안연고를 따로 처방 받았다.
(눈가에 심하게 붉게 올라오는 때에도 네오덱스 슥슥 발라주면 한시간 안에 진정되는 듯)
5. 박트로반 연고
발진이 가려워 긁다가 피가 나거나 진물이 나면 염증이 생길 수 있으니, 이때 박트로반을 발라줘야 함.
6. 유시락스 시럽 (사진엔 없다)
알러지나 발진 때문에 가려워 할 때에 하루 세번 먹이도록 함.
아주 심할 때엔,
위의 약들을 처방받은 대로 열심히 하루 한두번 꼭꼭 발라줬다.
그러다 차츰 증세가 좋아지고 피부의 힘도 좀 생기고,
땀도 나고!!
증세가 좀 완화되니 그때그때 바르는 약이 달라지는데-
울긋불긋한 곳에는 락티케어를 얇게 발라주고,
오돌도돌 발진이 만져지는 곳엔 더마톱 연고,
얼굴 쪽은 하이로손 크림,
아주 많이 가려워하는 날에는 유시락스 시럽을 먹인다.
가장 중요한건, 스테로이드제라고 겁먹지 말고 발라줄 때 확실히 발라 환부를 치료한 뒤 보습을 철저히 하는것,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
아토피에 유산균이 좋다 해서 하루 두번 꾸준히 먹이고 있음.
듀오락을 먹였었는데 아이도 잘 먹고 좋았다가 다 먹고,
람노스 과립 처방받아 먹이니 맛이 바뀌어 이상한지 아이도 안먹으려고 하고 변도 물러지고 힝..
바꾼지 얼마 안되니 우선 좀더 먹여보며 지켜 보기로.
(람노스 과립 이야기는 여기요- http://mamandamin.tistory.com/1223)
여태 유분감이 좋은 얼스마마 로션을 썼는데 좀 부족한듯 싶어 찾아보다가,
퓨어엠 수딩겔 세일하길래 사보고, 피지오겔 AI 라인이 좋다 해서 로션으로 구매.
수딩겔은-
좀 끈적인다 싶은 느낌이고, 코팅이 된다 싶은 느낌이긴 한데 피부가 확 좋아지는 느낌은 없다.
피지오겔 AI 로션은-
부드럽게 발리면서도 피부에 잘 스며들고 오랫동안 보드랍게 유지가 된다!!
워니에게 아주 잘 맞아!!
피지오겔 크림도 써봤지만 그건 너무 유분감이 많고 끈적대서 겉도는 느낌이었는데 이건 달라!!
펌핑 형태가 아니라 사용이 좀 불편한데, 오히려 뚜껑식이라 팍팍 안쓰고 쓸만큼만 덜어 쓰게 되니 장점이 되기도 하다.
올 겨울은 피지오겔 AI 로션으로-
(보습제는 피부마다 맞는 것들이 다르니, 남들의 평가 말고 한번 써봐야 할 듯)
+ 2016 봄부터 아비노 베이비 로션으로 갈아탐. 좀더 촉촉함이 오래 지속되고 순해서 좋다!!
(아이허브에서 532ml 짜리 주문해 사용함. 아침저녁으로 팍팍 발라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