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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간다

아이가 갑자기 잠을 많이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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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엊그제 의자에 기어 오르다 넘어져서 머리를 부딪혔던 아이가 갑자기 잠을 많이 자기 시작해 걱정을 이만저만 한게 아니다. 혹시 뇌진탕은 아닐까 싶어 온갖 검색을 다 해보고, 두개골 골절은 아닌지 만져보고, 잘 자는 아이 괜히 깨워 병원에도 달려갔다. 진료를 본 소아과 선생님은 뇌진탕일 경우 아이가 잠에서 깨면 또렷또렷하지 않고 표정이 멍하다며 뇌진탕 증세가 없다 했다. 

 그러면 왜 갑자기 잠을 많이 자는 걸까? 평소 아이는 아침 6시 좀 넘어 일어나 아침 먹고 누나랑 놀다가 누나 등원 후 장보는 유모차 안에서, 혹은 집으로 돌아와 간식도 먹고 놀다가 10시~11시 사이에 두시간 정도 낮잠을 잔다. 잠에서 깨면 점심 먹고 놀고, 누나 하원 후 같이 놀고, 샤워하고 저녁 먹고 한참 놀다가 아빠 오는거 보고 뒹굴뒹굴 대다 9시 ~ 10시 사이에 잠이 든다. 아직 어린 아이치고 낮잠을 많이 안자는 편이다. 그런데 엊그제는 달랐다. 의자에서 떨어져 울고 칭얼대다가 내 품에서 잠이 든 것이다. 그것도 아침 8시에 말이다. 그렇게 한시간을 자고 누나 등원길에 일어나 놀다가 점심 먹고 또 1시 반 정도에 스르륵 잠이 들어 장장 세시간이나 낮잠을 자고 일어났다. 4시가 다되어 일어나 누나랑 같이 놀고 밥 먹고 하다가 8시 좀 넘어 또다시 졸려하다가 결국 9시도 안되서 잠이 들었다. 이러니 걱정이 안되겠는가 말이다. 뇌진탕 증세 중 쳐지고 잠을 많이 잔다는 내용이 있으니 더 불안했다. 움직임도 왠지 작고 계속 누워서 뒹굴대는듯 해서 괜히 큰소리로 과장되게 아이를 웃겨봐도 시큰둥 했다. 하루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그 다음날도 마찬가지였다. 이틀 연속 낮잠 두번에 참을 수 없이 불안해 소아과로 달려간 것이다.

 소아과에서 뇌진탕은 아니라 하니, 혹시 처방받은 감기약이 졸린 것이냐 물으니 그렇게 졸린약은 아니란다. 그냥 아이 컨디션이 피곤했던 모양이라 잠을 자는것 뿐이라고 했다. 그래도 이상해서 약을 지을 때 약사에게 물어보니 기본적으로 코감기약은 졸릴 수 있다며 아이가 약에 민감한건지 모르겠다 한다. (처방 받았던 약은 코감기약, 항생제, 해열제, 그리고 정장제였다.) 마침 코감기 증세가 나아져 약이 바뀌었고, 오늘 아침부터 바뀐 약을 먹였다. 그리고 아이는 평소처럼 놀다가 11시 넘어 낮잠을 자서 두시간 만에 일어나 논다. 확실해졌다. 코감기 약에 취해 활동도 적고 잠도 많이 잤던 것이다. 생각해 보니 엊그제 아침 의자에서 떨어지기 얼마 전에 약을 먹였다. 그래서 약발이 한창 돌 때 넘어져 울고 졸려서 더 땡깡 피우며 울었던 거다. 낮잠을 오래 자고 일어나 점심 약이 늦어져 4시 넘어서야 점심약을 먹이니 낮잠 자고 일어나 얼마 안된 때임에도 또 약에 취해 8시부터 졸려했던 것이다. 딱딱 들어맞는다. 어제도 마찬가지로 약 먹은 후 잠을 잤던 모양이다. 아이가 먹었던 코감기 약은 코미시럽이었는데, 목감기가 심해서 항생제와 해열제까지 함께 처방 받아 먹었다. 그래서 더 그렇게 약에 취할 수 밖에 없었는지 모른다.

 아이가 평소와 다르게 갑자기 잠을 많이 잔다면, 혹시 아이가 약을 먹었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다. (그게 아니라면 정말 피곤해서 자는 것일 수도 있으니 여유있게 지켜봐야 할것 같다. 단시간에 이렇게 쑥쑥 크는 데다가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으니 피곤할 수 밖에 없지 않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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