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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간다

친구 초대 당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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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좋고, 친구랑 한없이 놀고싶은 여섯살. (아.. 벌써부터 친구가 좋은거야?!!)

요새는 어린이집에 데리러 갈 때마다 나와 눈이 마주치면 왜 벌써 왔냐는 원망의 눈초리 발사하는 모나망이다.

- 내일은 더더더더~ 늦게 와, 알겠지?

그리고는 집에 가는 길에 쫑알쫑알 얘기한다.


- 엄마, 우리가족 여행갈 때 유리도 같이 간대~ 

- 엄마, 이따 놀이터에서 성이랑 만나기로 했어.

- 엄마, 석이가 내일 우리 우리집에 놀러온대.

곁에서 보면 웃음만 나오는 여섯살 아이들의 대화에 이런 내용이 있었나보다.

절대 구체적인 시간이나 장소는 없이, 마냥 해맑은 아이들의 약속.


하지만, 어른 앞에서의 얘기라면 좀 다르다.


마침 부모가 같이 데리러 와서 함께 신발을 신던 모나망의 친구가 나를 보며,

- 아,, 나 오늘 나망이네 집에 놀러가고 싶다!! 오늘 놀러가도 되요??

- 어?? 음.. 오늘? 글쎄;; 어.. 오늘은 일이 있는데 어쩌지?? 하하;; 다음에 놀러오는건 어때??


그냥 마냥 친구네 집에 같이 가서 놀고 싶은 아이들. 

'그친구 집에는 장난감이 백개나 있다는데.. 저친구 집에는 터닝메카드 나백작도 있다는데.. 우리집에 같이 데려가서 내 인형 보여줘야 하는데..' 

그치만 그집 엄마는 머리가 하얘진다. 

'친구가 놀러온다고?? 오늘 저녁 뭐 해먹이려고 했더라?? 청소 안해놨는데;; 워니랑 싸우면 어쩌지??'


퇴근한 행님에게 이런저런 얘길 하며 모나망의 친구 초대의 로망에 대해 얘기를 하니,

힘들지 않는 선에서 아이 말을 들어주는게 어떠냐 한다. 자기는 어릴때 친구들 거리낌 없이 데려왔다고, 어머님께서 거기에 대해 단 한번도 싫은 내색 없으셨다며.. (마치 인자하신 어머님과 게으른 내가 비교당하는 느낌적인 느낌)

칫- 그때는 마당에 애들 풀어놓고 뛰놀게 하면 되는 때였잖아. 남의 집에서 밥을 먹고 와도 그집 메뉴가 뭐였는지 관심이 덜 할 때였잖아. 남의집 아이가 행여라도 우리집에서 놀다가 다칠까봐 온갖 신경을 다 써야 하는 시대는 아니었잖아. 

흥- 칫- 뿡이다-


갑작스런 방문 요청으로 몇번 모나망의 친구가 와서 놀다 간 적이 있다. 

다행히 예의 바르고 얌전히 놀아주어 크게 신경쓸 일은 없었지만, 식사 시간인데 밥을 안먹여 보내기도 뭣하고 그렇다고 우리 아이들 밥 때가 늦어지는 것도 좀 그래서 함께 먹이려다 보니 반찬 신경에 아이 셋을 동시에 먹이려니 자연히 워니 돌봄에 소홀해 지는 것도 사실이다. 옛날처럼 마당에 풀어놓고 놀아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 집안에서 뛰지 않게 놀도록 지도해야 하고, 행여 친구가 다칠까 관심을 뗄 수도 없고, 원하는 장난감이나 질문(아이들은 남한테 하고싶은 질문이 많다)에 응대해야 하니, 실제적으로는 돌봐야 하는 아이가 하나 더 늘어나는 셈이다.

아이 친구가 우리집에 와서 노는 것이 싫은게 아니지만, (오히려 내가 나서서 다음에 놀러오라는 얘기도 많이 한다)

지금의 상황으로는 버거울 때가 있다는 거다.


문제는, 모나망은 아직 엄마의 이런 입장을 이해해줄 나이가 아니라는... ㅜㄴ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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