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모나망은 책을 혼자 읽어요.
물론 복잡한 글자(자음이 복합된 글자)는 갸웃하며 읽지만, 혼자 앉아 동화책을 읽지요. 동생에게도 읽어주고요.
한글을 읽는건 작년 후반 정도였던것 같은데요, 그때는 간단한 글자만 읽었지요. 받침이 없는 글자라거나, 가족들 이름 글자가 들어간 단어 등..
쓰는 것은, 맞춤법이 엉성하고, 좌우가 바뀌기도, 글자를 쓰는 방향도 제각각이지만
요새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책접기를 하고는 내용을 써넣으며 책을 만들곤 합니다.
엄마 아빠에게 편지도 적어주고요 ^^ : http://mamandamin.tistory.com/1386
6살 정도 되면 자연스레 익혀지는 한글..
저희는 아이들에게 과도한 교육은 시키지 말자는 주의라서 따로 학습지나 수업을 하지는 않았어요.
아.. 아이가 4살 때 마트에서 한글 따라 쓰는 학습지(점선 따라 쓰고 그리고 하는거, 3세용)를 사달래서 놀이처럼 두권 했어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아이가 따라그리기를 잘 못하니까 눈에 불을 켜고 가르쳐주는 제 자신을 발견하곤 깜놀;; 그 뒤로는 한글 학습지는 사지 않아요-
남들도 다 하니 살짜기 불안한 마음이 들어 뽀로로 한글카드를 사줬어요. 근데 이걸로 게임(정리 잘하기 게임이라거나, 설명하고 맞추는 게임-_ -)이나 해봤지 실제로 한글을 주의깊게 보지는 않더라고요.
길에서 학습지 팜플렛으로 나눠주는 ㄱㄴㄷ 한글 포스터를 안방 문짝에 붙여놨는데, 이것도 한글을 떼고나서 주의 깊게 보더라는.. 그 전에는 뭐.. ㅡㄴ ㅡ;;
그럼, 도대체, 우리 아이가 천재라서, 너무 잘나고 똑똑해서 별로 해준 것도 없는데 한글을 뗀거냐는 얘기냐-!!
그건 아니고요.. 모나망이 그르케 똑똑해 보이지는 않고요.. ㅜㄴ ㅜ;;
- 가족들의 이름
모나망이 5살이었을 때, 온가족의 이름을 고딕체로 크고 또렷하게 프린트 해서 책상 앞에 붙여줬어요.
한글을 모르니 어떤게 누구 이름인지 알 수 없어서 모나망에게 그림을 그려 붙이게 했지요.
우리가족,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 사촌 등등.. (제가 볼때는 얼굴이 다 똑같아서 누가 누군지 모르겠던데, 아이는 구분을 하더라고요;;) 이름 옆에 본인이 그림을 그려 붙여두니 본인의 이름은 물론, 우리 가족, 할머니 할아버지 이름에 들어가는 글자가 익숙해지더라고요. 가족들 이름을 보고 따라 그리기도 종종 하더니, 길거리 간판에 가족 이름 글자가 들어가면 금세 알아보고는 큰소리로 읽어주더라는..
- 어린이집의 언어전달장
모나망의 어린이집에서 가정수첩? 보육수첩? 뭐 이런게 있는데, '언어전달장'이라고 불러요.
5살 부터 어린이집에서 하루에 한단어씩 아이들에게 전달해줘요. 친구 이름이라거나, 앞치마 같은 가져올 준비물, 혹은 태극기 등의 오늘 활동했던 주제 등이지요. 아이들이 이 단어를 기억하고 있다가 언어전달장에 쓰는거에요. 처음에는 그리기 수준이지요. 부모가 해당 단어를 노란 색연필이나 다른 쓰기 도구를 이용해서 흐리게 혹은 점선으로 미리 써주고 아이들이 따라 그리는 방법이에요. 이 방법에 익숙해졌다면 다음에는 단어를 다른 곳에 써서 보여주고 아이들이 따라 쓰는 거지요. 요즘 모나망은 따로 단어를 써서 보여주지 않고 혼자서 쓰고 있어요.
아이들은 부모 말은 지지리도 안들으면서도 어린이집 선생님 말씀은 기가 막히게 잘 듣잖아요. 친구들이 해오니까 경쟁심리로 자기도 더 잘하고싶고.. 그래서인지 하루 한단어라도 일주일에 다섯번이 되고 1년이면 240여개의 단어를 써보는 셈이니 글자 쓰기 거부감이나 연필 쥐는 연습 정도는 충분히 된다고 봅니다.
그리고는 딱히 한글에 대해서 집에서는 따로 해준게 없네요.
저는 책도 잘 안읽어주는 엄마라; 책이 도움이 되었다고 말씀 드릴 수가 없네요.
어린이집에서도 영어 수업은 있지만 한글 수업은 따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거참 희한한 일이지요-_ - 한글 수업은 없어요)
하지만 한글에 노출되는 기회는 많으니까요. 수업이 따로 없을 뿐 서로 자극은 되겠지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자꾸 남의집 아이와 우리 아이가 같이 보여서 불안한 마음이 들죠.
아주 어린 아기였을 때부터 누구네 집 아기는 백일도 전에 고개를 들었다는데,, 놀이터에서 만난 그 아기는 이제 돌 지났는데 벌써 말문이 트여서 할머니랑 대화를 하며 놀던데,, 친구네 애기는 영유아 검진에서 키가 93등이라던데-
조금 자라고 나니 교육적인 비교에 들어갑니다. 옆집 아이는 p와 f 발음까지 구분하던데 우리 아이는 너무 해맑은거 아닐까, 시조카는 숫자를 벌써 만자리까지 아는데 우리 아이는 100까지 가는 것도 힘들어 하니 숫자 공부를 좀 시켜야 하지 않나-
그래봐야 몇개월 차이에요. 백세 인생에서 몇개월이랍니다. 아직 한글을 모른다면, 다른데에 대한 호기심이 더 많아서 그런 거겠지요. (아이가 한글을 모를 때 책을 보는 것이 상상력과 창의력 향상에 더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하네요)
물론 한글을 모르는 채로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아니, 왜 초등학교에서 한글 교육을 안하는 걸까요-) 그래서 그 전에 한글을 빨리 깨우치길 바라는 마음, 애타는 마음이야 잘 알지만-
우리 아이를 따뜻한 눈으로 믿고 기다려주는 일 또한 엄마의 몫이라 생각됩니다.
저도 이렇게 느긋하게 글을 쓰고 있지만, 둘째 녀석은 또 어찌할지 알 수 없어요~ 모나망이야 워낙 모범어린이라 스스로 잘 해준 것이지만, 둘째도 그러리란 법이 없으니까요-
오늘도 육아로 고군분투하시는 우리 부모님들, 그리고 귀요미 아이들 모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