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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국 이야기

[캐나다 QC 몬트리올] 초등학교 적응, 스쿨버스 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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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든 영어든 한마디도 못하는 우리 딸네미는 불어학교에 들어갔다. (어학연수 목적으로 온 international은 영어학교든 불어학교든 선택할 수 있지만, 퀘백에 이민의 목적으로 온 사람들은 불어학교만 갈 수 있음) 

영어학교 혹은 바이링구얼(영어, 불어 반반 비중으로 배우는?)도 좋은 점이 있겠지만- 불어학교는 아께이클라스(웰컴클래스)라는 장점이 있다. 말 한마디 못하는 아이들에게 자연스레 말부터 배울 기회를 주는 클래스랄까- 
음악, 미술, 체육 등의 예체능과 불어, 수학 과목을 배운다. 놀이터에서 놀기도 많이 놀고.. ㅎㅎ 놀면서 자연스레 언어를 배우니 거부감 없이 잘 받아들인다.

아께이 첫날은 생판 낯선 곳에서, 말 한마디 안통하는 사람들에 둘러 쌓여 있으니 아이가 화장실도 못가고 꾹 참고 집에 오면서 학교 안가면 안되냐 물었었다. 마음이 얼마나 아프던지.. ㅜㅅ  ㅜ 
힘내서 하루만 더 가보고 결정하자고 얼르고 달래서 다음날 보내놓고 맘 졸이며 데리러 갔는데- 오늘은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친구도 사귀었다며 학교가 마음에 든다는 아이의 말이 정말 고마웠다. ㅎㅎ 

ABC도 모르고 온 터라 파닉스부터 배우는듯 한데, 단어 쓰기 연습을 필기체로 써야 할 때 h 쓰기가 어렵다며 울먹울먹;; 연습하면 잘 할 수 있다고 옆에서 같이 써주며 다독여 주니, 일주일 뒤에는 제법 읽을 수 있게 숙제를 했고, 지금은 한글 보다 더 자연스레 필기체로 단어 숙제를 한다. 

아께이 클래스라 더 그렇겠지만, 같은 반에 정말 다양한 국가의 친구들이 모여 있는데- 그 중에 한국 친구들이 5명이 넘는다고-_   -;; 이 동네가 그래...
한국 친구들은 말이 통하니 더 잘 놀 법도 한데, 오히려 놀리기도 더 하고, 자기네 끼리 편먹고 가끔씩 따돌리기도 하는듯 하다. 아 정말.. 아는 사람이 더해.. 
오히려 말이 잘 안통하는 다른나라 친구들은 말이 통하지 않으니 표정이나 분위기를 보며 마음을 헤아려 배려도 해주고 잘 놀아주는 듯 하다. 아이도 다른 나라 친구들과 더 친하게 지내는듯 하고...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말이 안통하는 데도 얼굴 보며 깔깔 웃고 같이 놀이터에서 놀고.. 역시 애들은.. ㅎㅎ)

아께이 클래스가 모든 불어 초등학교에 다 있으면 좋은데, 없는데도 있으니- 집 앞에 초등학교가 있어도 우리 딸네미는 몇블럭 떨어진 학교로 배정을 받았다. 차로 가면 5분~8분 거리지만, 걸어 가면 20분 정도 걸리는.. 큰 길도 몇 번 건너야 하고... 
그래서 스쿨버스를 알아 봤는데, 우리집과 학교와의 거리가 스쿨버스를 탈 만한 거리가 아니라네.. (얼마나 멀어야 태워줄래!!) 아직 쪼꼬만 아이 혼자 걸어갈 거리는 아니고.. 그동안은 우리가 데려다 줬지만, 겨울이 오고 눈이 많이 온다면 제시간에 데려다 주기 힘들어질 수도 있을것 같아- 스쿨버스 신청할 방법을 알아 보니- (불어 학교라 선생님들도 스텝들도 불어로 얘기를;; 영어로 설명하기 힘들어 하심;;) 

불어학교 스쿨버스 운영은 CSDM(불어교육청) 소관인듯- 학교와의 거리가 멀지 않은 집은 교육청에 스쿨버스 신청을 하되 거리에 따라 심사를 해서 여부를 판단받게 된다. 이때 학기 동안(6월까지)의 버스 탑승비도 함께 내야 함. (체크로) 멀지도 않은데 굳이 버스를 타겠다면 돈 내고 타란 얘기..;; 

벌써 첫 눈이 내렸으니 더 큰 눈이 내리기 전에 서둘러 신청을 했건만, 새 달이 되어도 결과는 나오지 않고 학교에 문의 해 봐도 자기네들이 받은 연락이 없다고만 할 뿐.. (우리나라 같으면 전화해서 확인해 줄텐데!!) 

하염없이 기다리던 어느날, 아이 친구가 스쿨버스 명단에서 딸네미 이름을 봤다네?? -_   - 그럴줄 알았... 당장 학교에 가서 확인해 보니 이틀 전부터 스쿨버스 명단에 올라왔었네.. 아놔... 캐나다... 

그렇게 저렇게 다음주 월욜부터 우리 아이도 스쿨버스를 타게 되었다는 얘기. (안전벨트도 없는 스쿨버스... ㅡㅅ  ㅡ;; 안전벨트가 사고 발생 시에 아이들 탈출을 방해해서 안채운다는 말도 있고...) 

암튼, 아직도, 여전히, 아이도 우리도 캐나다 학교에 적응해 가는 중이다~



+ 스쿨버스 정차 시 'ARRET' 혹은 'STOP' 사인이 펴질 경우, 버스 후방 5미터 떨어져 정차를 꼭 해야 함. 맞은편 차선도 마찬가지.. 아이들이 어떻게 튀어나올 지 모르니껜... 이거 안지키면 어마어마한 벌금과 함께 벌점 9점!!

+ 아이들이 다 내려도 바로 앞에 횡단보도가 있는 곳이라면 아이들이 길을 안전하게 건너갈 수 있도록 stop 사인을 거두지 않는다. 때로는 횡단보도와 좀 거리를 두고 아이들을 내려주고는 앞으로 조금 주행한 뒤에 다시 stop 사인을 내려서 한명의 아이라도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도록 지켜보고 가기도 한다. 거대한 녹색어머니랄까..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은 짜증이 날 수도 있겠지만, 학부모 입장에서는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 가끔 스쿨버스 사고가 뉴스에 나오는데, 아주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스쿨버스는 거의 멀쩡하다. 강철로 만들어져 아주 무거고 높은 몸집을 하고 있는 스쿨버스는 엥간한 차량과 부딪혀도 슬쩍 찌그러지는 정도.. 상대 차량은 심하게 구겨진 상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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