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가방을 쌀 때 가장 먼저 챙긴건 엄마네 된장이랑 간장-
다른 것은 다 살 수 있다 해도, 엄마손맛 가득 담긴 집된장, 집간장은 어디서도 살 수 없는 것...
해마다 정월이 되면 시골에서 올라 온 메주를 박박 씻고,
묵은 항아리 영차영차 깨끗하게 정리해서 소금물에 메주를 띄우고 간장을 담그신다.
해가 좋으면 항아리 뚜껑도 열어주고 저녁이 되면 꼬박꼬박 뚜껑 닫는거 잊지 않으시지..
솔솔 풍겨오는 퀘퀘한 간장냄새에 투덜대는 우리 앞에서 엄마는 괜히 미안하신듯 좀 참으라며..
봄 되면 콩을 들통에 가득 삶고 메주를 건져내어 꼼꼼하게 으깨주고 섞어주고..
색이 짙어진 간장은 행여 넘칠새라 옆에 지켜서서 폭폭 달여 한해 잘 먹을 간장으로-
아오.. 이날 집안에는 꼬리한 냄새가 가득~!!
이걸로 끝인가 싶은데, 여름내 해가 좋은날 항아리 뚜껑 잘 열고 된장 잘 익으라며..
파리라도 한마리 들어올까 고운망 틈새 없이 꼭꼭 묶어서..
지극정성으로 만들어두신 집간장, 집된장..
가장 먼저 챙겨야 할 먹거리-
이억만리 타국에서 집된장으로 된장찌개를 끓이려니 이웃에게 미안한 마음 앞서지만,
어쩌겠는가- 저들도 발냄새 꼬리한 치즈로 뭔가 잔뜩 해먹더만~!! ㅡㅈ ㅡ;;
(1) 멸치랑 다시마로 우린 육수에,
(2) 엄마손 집된장 두술 곱게 풀어 준다.
(국물 양에 따라 조절~ 간을 보면 간간해야 다른 재료 넣고 간이 맞음)
(3) 주먹만한 감자 반개 쫑쫑 잘라 폭폭 익히고, (된장찌개 3총사 : 감자, 호박, 두부!!)
(4) 나박 썰어 얼려둔 무랑 호박 한줌 넣어주고,
양배추도 한줌 투박하게 썰어 넣으면 달콤한 양배추 맛에 된장찌개 맛이 부드러워지지-
(5) 간간한 된장 맛이 배여야 더 맛난 두부도 미리 넣어주고,
마늘맛이 너무 튀지 않게 다진 마늘은 반술만~
(6) 냉동실에 한줌 남은 해물 믹스 있으면 넣고, 없으면 안넣어도 되고~ (오래 끓이면 질겨짐)
(7) 보글보글 재료들이 다 어우러져 맛나게 끓으면 간을 한번 보고- (싱거우면 소금이나 국간장 살짝)
(8) 마지막에 파 한줌 넣어주고 마무리!!
(아.. 나도 대파 팍팍 넣고 싶다!! 진도 대파 갈아엎는거 보고 어찌나 아까운지~ 여기는 쪽파 4뿌리에 1불이 넘는데!!)
신혼 초에 끓였던 된장찌개, 재료는 같지만 맛은 전혀 달랐던.. ㅋㅋ
살림 햇수가 쌓이니 나도 손맛이라는게 생긴건지-
없는 반찬 대충 그러모아 밥상을 차렸다.
찌개 한가지면 밥 먹는거지 뭐~
구수한 된장찌개를 보고 온가족이 환호한다.
역시 한국인이여~ ㅎㅎ
맛난 된장찌개 먹으며,
아아,, 보고싶네 울엄마~ ㅡㅁ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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