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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이런것까지

[2010 여름휴가] 큐카무라 이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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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짐을 싸들고 다시 나고야역으로 향했다.
 
 


오늘의 일정은 나고야역 -> 토요하시 -> 큐카무라 이라코~!!
신칸센을 타면 30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아주 먼 거리도 아니니 우린 그냥 JR선을 타기로 했다.
시내를 벗어나니 승객도 별로 없는데, 기관사 아저씨는 혼자서 열심히 수신호를 하며 운전을 한다. 무척 인상적이다.
 
 
 


토요하시역에 도착하고 보니 뭔가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정전이 났단다. 아주 이례적인 일이라고..
자동매표기도 작동을 하지 않고, 불꺼진 관광안내소의 자동문은 무섭게 닫혀있다.
우리나라 같으면 큰소리도 나고 웅성웅성 소란스러울텐데.. 언제나 차분한 이곳 사람들..
나혼자였다면 뭔일인지 모르고 그냥 지나쳤을듯-

 
 

 

역 근처 빵집에서 방금 구운 카레빵 하나 사고.. 이번 일본여행에서 먹고싶은 음식 중 하나다.
어디서 카레빵을 봤는지 몰라도, 일본의 카레빵이 무척 먹고싶었는데-
밥 위에 뿌리는 카레를 빵 안에 넣었다는 정도의 느낌이었다. 앙꼬 정도가 아니라 좀 과하다는 생각이;;
그래도 먹어봤으니 된거다.
 
 
 


카레빵을 입에 털어넣고 큐카무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좌측통행에 맞춰 버스의 왼편에 있는 출입문, 버스의 옆면과 천정, 손잡이 곳곳에 붙어 있는 정지벨_이왕 붙여줄거 누르기 편하도록 여러곳에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_, 뒷문으로 탔다가 앞문으로 내리며 요금을 내는 방식은 정말 낯설었다.
승객이 타면 모두 자리에 앉을 때까지 기다려주는건 정말 너무너무 부러운 문화라는거~
_자리에 앉아있던 승객들도 버스가 멈추기 전까지 절대 먼저 일어나는 법이 없다_
우리나라 기사님들 좀 일본으로 보내서 교육 좀 시켰으면 하는 바램이 화산처럼 솟아올랐다.
 
 
 


슈퍼에서 물건 좀 사갈까 했는데, 거기도 사람사는 동네인데 편의점 하나 없겠냐며 말렸던 행님.
버스는 사방에 논밭밖에 없는 길을 끝도 없이 달렸다. ㅡㄴ  ㅡ
_시골길이니 그렇겠지만, 한시간 넘도록 달려온 길은 왕복 2차선 도로. 차가 많아도 막히지 않고 차가 없어도 절대 과속하지 않는 신기한 운전자들. 그래서 열차든 버스든 도착시간을 정확히!! 맞춰 온다_
 
 

 

큐카무라에 도착했다. 아이치현의 큐카무라 이라코. (http://www.qkamura.or.jp/kr/qkamura_17.html)
休暇村.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휴가촌이랄까-
우리나라의 휴양림을 떠올려 산속이나 숲속에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숲..보다는 벌판에 가깝다;;
 
 

 

본관 로비에서 체크인을 하고.. _아직 시간이 일러 방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_
직원들은 한결같이 친절하고 뭐 하나 물어보면 땀까지 뻘뻘 흘려가며 설명해준다.
 
 
 

 
로비 한쪽에는 작은 가게가 있는데 대부분 지역 특산품_이를테면 메론크림과자 혹은 메론젤리_을 팔고,
앞쪽에 진열하고 있는건 방금 따온 옥수수, 메론, 수박, 단무지;;
 
 

 

근처도 둘러보고 점심도 먹을겸 자전거를 빌려 나섰다.
대책없이. 썬그라스만 끼고. 챙넓은 모자는 바람에 자꾸 날려 쓰는걸 포기.
저 상태로 두어시간 땀흘리며 자전거 타고 다녔으니.. 목적지에 도착해서 제정신이 아니었나보다. _난 햇빛알러지가 있다_
 
 
 


언덕길을 헥헥대고 올라와 드디어 식당가 발견~
현지식당을 가보기로 하고 大あさり라는걸 파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大あさり는 큰바지락..??
 
 
 

가게 분위기는 대략 이런느낌. 나이드신 부부가 하는 가게였는데, 아주머니는 '제시카의 추리극장'에 나오는 제시카랑 똑같이 생겼더랬다.
 
 
 

 
생선정식과 바지락구이정식.
완전 통통한 꽁치와 대합처럼 생긴_그러나 바지락!!_ 조개구이 4개. 작은게가 들어간 미소시루 한사발.
_우메보시는 입맛에 안맞고, 달달한 미역국에서 건져낸듯한 미역졸임과 같은 미역국에서 건진듯한 죽순은 전혀 반찬일 수 없었다_
일본스럽지 않게 면기에 밥을 한그릇 퍼다 주길래 둘이서 퍼담아 먹으라는건가 했는데 각자 한그릇씩~
이걸 어떻게 다 먹나 했는데 둘다 깨끗이 다먹었;;
 
 
 


먹고 힘내서 갑시다~ 했는데, 더위에 지치니 당해낼 수가 없는거다;;
앞에 보이는 휴게소_알고보니 여기는 이라코 항구_에 시원한 바람 쐬러~ 갔다가 행님 좋아하는 쏘세지를 그냥 지나칠 수 없지!!
다른 손님은 뭘 먹나 했는데, 오이를 꼬치에 꽂아 소금얼음물에 담궈놓고 파는 거였다.
시원하고 맛나 보였는데.. 먹어볼걸.. ㅡㄴ  ㅡ
 
 

 

첫날 너무 무리하면 안되겠다 싶어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는 본관 또는 코티지 형태였는데, 우린 개별적으로 지어져 있는 코티지로 예약-
우리가 도착한 날은 월요일이라 이미 손님들이 거의 나가고 한두가구 남아 있었다.
 
 
 

현관으로 들어서면 정면에 욕실이 있고, 오른편에 다다미방, 왼편에 거실과 주방이 있으며 집안 모든 창은 암막 커튼과 얇은 커튼이 설치되어 있다. 현관과 거실이 연결된 우리나라와 상당히 다르다.
 
 
 

널찍한 거실. _어제 묵었던 숙소의 우리방만하다!!_
창밖으로 이웃 코티지가 보이지만 사람이라고는 우리 둘밖에 없는듯.. 들려오는건 바람소리, 풀벌레, 까마귀 울음 소리 뿐;;
 
 

 
마치 공중목욕탕을 연상시키는 널찍하고 천정 높은 욕실. 스뎅 욕조..;;
 
 
 

차분한 느낌의 다다미방..
 
 
 

나무 바닥의 화장실. _욕실과는 별개로, 현관 왼편에_
 
 
 

음식 조리가 가능하도록 접시와 기구가 설치되어 있는 주방.
_주방도구는 뭐가 있나 열어보니, 전기 프라이팬과 오꼬노미야끼용 주걱도 있더라는;;_
 
 

 

시원하게 샤워하고 한숨 돌리고는 본관으로 나와 저녁식사를 했다.
메뉴는 바이킹 해산물 뷔페로 종류가 엄청나거나 화려하지 않았지만,
음식 한가지 한가지가 무척 신선하고 정갈했다.
 
 

 
입에서 살살 녹는 사시미 무한대. 보드라운 차왕무시. 온통 간장소스지만 왠지 그래서 더 우리 입맛에 촥촥 감기는 반찬들.
아까 엄청 고생해서 사먹었던 바지락 구이. 바삭한 튀김들..
 
 

 

어제도 오늘도 맛난음식 먹으며 우리 둘만의 휴가를 온것에 무한한 행복을.. _맛난 맥주를 배불리 먹어서일까;;_
노을이 특히나 아름답다는 이라코의 저녁 하늘.. 
 
 

 

달도 훤히 뜬 까만 하늘. 아무도 없는 코티지로 가는 길은 풀벌레 소리만 요란하고, 어둡고..
까마귀들 돌아다니는 소리만 들리는 코티지에 들어가 아무렇지 않은듯 우리는 내일 숙박은 본관에서 하겠노라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코가 시리도록 풍겨오는 다다미 냄새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는, _절대 무서워서 그런거 아니다_
tv가 있는 거실에 사이좋게 이불 깔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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