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벤트] 수동 유축기 후기와 사용법

모유 수유를 하면 음식도 가려 먹어야 하고 장소도 가려야 하는등 신경쓸 일이 많은데, 그 중 하나는 바로 외출이다. 분유, 젖병, 따뜻한 물까지 챙겨야 하는 것에 비하면 엄마만 함께 하면 되는 모유수유는 정말 편하다 할 수도 있지만, 아이를 떼놓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분유도 안먹고 오로지 엄마젖만 고집하는 아이를 떼놓고 외출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유축을 해야 한다. 

친구가 빌려준 자동 유축기를 받아 놨건만, 내게 맞지 않는건지 그새 망가진건지 윙윙 소리만 날 뿐 전혀 유축이 되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유축 깔때기만 대고 손으로 유축했더니, 손만 저리고 유축되는 양은 거의 없다. 적어도 6개월에서 1년은 먹여야 할텐데 이러다가 손목 남아나지 않겠다 싶어서 빛의 속도로 검색에 들어가보니, 수동 유축기라는 것이 있다. 말 그대로 펌핑을 손으로 하는 것인데, 그러다 보니 손목 아프다는 후기도 있었지만, 뭘 믿고 그랬는지 별 고민 없이 그당시 가장 판매량이 많았던 아벤트 수동 유축기를 주문했다. (가격대가 자동 유축기에 비해 저렴하니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주문했다.) 

배송 받아 세척하고 소독해서 그날 바로 사용해 봤는데, 나한테 잘 맞는지 몇번 펌핑하지 않았는데 금새 한통 뚝딱 유축된다. 나한테는 이게 딱이라며 기쁜 마음에 다음날도 유축을 해봤더니, 어라, 전날에는 쉽게 되던 것이 이날따라 엄청 힘들고 몇방울 나오지도 않는다. 그새 고장났나 아니면 아이가 너무 많이 먹어버려 젖이 말랐나 별 생각을 다 한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아이가 아직 입도 안대서 딱딱하게 뭉쳐 있으니 젖이 마르지는 않은 상태였단 말이다. 하는 수 없이 그날은 유축을 포기하고 다시 후기를 열심히 찾아보니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해서 딱딱하게 뭉친 데를 풀어주고 유축하라는 얘기도 있고 마사지 후에 하라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전날은 온수 샤워도, 마사지도 없이도 잘 되었는데 오늘은 왜 안될까 생각해 보니 답이 나왔다.

수유였다. 아이에게 수유하며 테스트 하듯 유축을 했더란 말이다. 아이에게 수유를 하면 수유를 하지 않는 다른쪽에서도 젖이 돈다. 아이가 젖을 물던 안물던 내몸에서 수유를 한다는 신호가 가면 절로 젖이 도는가 보다. 수동 유축기를 좀더 쉽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수유할 때 같이 유축을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유축을 항상 수유할 때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위에 내용대로 온수 샤워나 마사지를 통해 젖을 좀 풀어준 다음 하던가, 아니면 아이에게 수유를 어느정도 한 다음 바로 유축을 한다면 좀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것 같다. 젖이 돌 때 유축을 하면 펌핑 한번 하고 살짝 쥐고 있으면 아기가 먹듯 쭉쭉 잘 나온다. 손아프게 여러번 펌핑할 필요도 없다. 나는 주로 새벽 수유 때 유축을 했는데, 밤중에는 수유를 덜 하게 되니 젖이 더 차오르게 되고 상대적으로 아이가 먹는 양은 한계가 있기에 남는 젖을 유축했다. 아이에게 수유하면서 다른쪽을 유축하거나, 아이 다 먹여서 한숨 더 재우고 바로 유축하는 방식이다. 단유를 계획할 무렵에도 유축을 해야 했는데, 수유 횟수를 서서히 줄여가면서 남는 모유를 유축했다. (이 때도 마찬가지로 수유 하면서 유축하거나 수유 바로 직후에 유축했다.) 

유축기 사용법도 아주 간단한데, 유축 후 다 분해해서 닦아주고 소독해주면 끝이다. 부피가 크거나 하지 않기에 휴대하기도 좋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유축하는 병의 용량이 너무 작아서 조금만 유축을 많이 해도 금새 찰랑찰랑 넘친다는 점이다. (넘치기 전에 모유보관팩에 덜어놓고 다시 유축해야 한다.) 자동 유축기는 딱히 마사지를 해야 하거나 온수 샤워를 하지 않아도 어느정도 유축이 수월하게 되는 편이긴 하지만, 그만큼 압력이 세서 젖이 불거나 아플 수 있다. 게다가 위잉위잉 소리가 나기에 수유 하면서 유축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아기가 젖먹다 말고 유축기 소리에 자꾸만 쳐다보면 수유도 안되고 말이다. 수동 유축기도 그랬다.) 

아벤트 수동 유축기, 사용도 휴대하기에도 간편하고 기능은 야무지니 수동 유축기 고려하신다면 조심스럽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