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하루하루 커감에 따라 성교육에 대한 필요성은 커지는데,
제가 받은 성교육이라고는 실과시간(혹은 교련시간)에 받은 생리대와 콘돔 사용법 말고 생각나지 않네요.
성교육이라고 해서 그저 낯부끄러운 상상만 하게 되는 못배워먹은; 우리..
우리도 모르는데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칠까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과 같은 매체의 발달로 우리 아이들이 접할 수 있는 성에 대한 컨턴츠들은 무궁무진 한데,
그것을 올바르게 받아들이고 대처할 수 있는 기본적인 지식 없이는 삐뚤어진 성 문화만 남게 되겠지요.
얼른 성교육 관련 책을 찾아보니, 엄마들 사이트에서 괜찮다며 추천해 주신 별똥별 출판사의 성교육 동화를 알게 되었어요.
성교육 동화가 왜 필요한지 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 어린이는 애정표현과 성폭력 행동을 구분하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은 8세 이하의 어린이는 친절하게 행동하는 모든 성인을 믿습니다.
- Piaget의 도덕성 발달이론에 의하면 7세 이하의 어린이는 다른 사람의 동기를 판단할 능력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어떤 행동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의 동기나 의도가 아니라 외모와 태도에 따라 선악을 판단한다고 합니다.
- 일반적으로 어린이는 어른에게 복종해야 한다고 배우므로, 부당한 요구라도 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 어린이는 자신의 신체에 대한 호기심이 많으나 성에 관한 지식이 부족하여 어른이 어린이에게 올바른 성교육을 시키지 않을 경우
성에 대한 무지 때문에 위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 어린이는 성폭력이 잘못된 행동이란 것을 모릅니다.
- 어린이가 용납되는 행동과 그렇지 않은 행동을 구분하는 것을 배우지 못하면 성폭력 행동도 정상적인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아아,, 이걸 읽으니 정말 무섭네요. 너무나 순수하기에 다치기 쉬운 우리 아이들에게 성교육이 꼭 필요하고, 올바른 성교육을 해줘야겠어요.
아이에게 읽어주기 전에 내가 알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먼저 읽어보았습니다.
1. 깨끗 공주와 깔끔 왕자
이 책의 주제 '청결' 입니다. 손을 씻는 방법, 이를 닦고 세수 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성교육인데 왠 세수하는 방법인가 싶지만 기본적인 세면 외에도 볼일을 본 후에 청결을 유지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책이니 이런 사소한 내용도 재미있게 보며 좋아합니다.
2. 끙끙 혼자 눠요
제목에서 보여주듯 주제는 '화장실 예절'입니다. 화장실의 올바른 사용 방법과 예절에 대한 내용인데, 남녀의 화장실 사용 차이에 대해서도 간단히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어른의 입장에서 보면 이게 뭐지 싶을 정도로 간단하지만 아이들에게 너무 복잡한 설명을 하는것도 어울리지 않을듯 합니다.
3. 털이 숭숭숭
이 책의 주제는 '생물학적 성차'라고 합니다. 성장에 따라 변하는 남자와 여자의 몸에 대해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우리딸은 주인공들이 수영장에 가서 노는 것에 집중하는듯 하지만, 꾸준히 들려주면 자연스레 이해할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4. 공주 양말
이 책의 주제는 '사회적 성차'인데요, 사회적인 인식에 따른 남녀의 차이점을 다룬다고 되어 있습니다. 우리딸도 한창 공주 패션을 찾는 때라서 가장 좋아하는 책입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이맘때의 아이들 마음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는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양말 하나에도 고집을 부리는 것에 대해 좀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5. 솔비가 태어났어요.
이 책의 주제는 '생명의 탄생'으로, 아기의 탄생 과정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고 담백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교육의 가장 기본적인 내용인것 같은데요, 아기가 어떻게 태어나느냐는 질문에 곤혹스러우신 부모님들께 추천합니다. 저희 딸은 완두콩만 보면 자기도 어릴때 엄마 뱃속에서 완두콩만 했었다며 말해줍니다.
6. 쌍둥이 남매
이 책은 '성 예절'에 대한 내용으로, 나와 다른 성을 가진 친구에게 지켜야 할 예절에 대한 책이에요. 성차별적 행동에 대처하는 방법도 나와있긴 하지만, 성차별을 당하는 사람이 대처하는게 아니라 우위에 있는 사람이 대처하는 (혹은 대신 싸워주고 막아주는) 내용이라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7. 고추가 간지러워요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 이 책은 '성 놀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의 (악의없는)성적 호기심으로 벌어지는 짖궂은 장난에 대해 올바르게 대처하며 긍정적인 방법으로 해소하고 올바른 신체놀이를 하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성적 호기심 역시 성교육으로 잘 풀어줘야 하는데요, 이 책 역시 부모님들과 함께 읽으면 더 좋을것 같습니다.
8. 뽀뽀하기 싫어요
저는 이 책이 가장 인상깊었는데요, '감정 표현'을 주제로 한 내용으로 원치 않는 접촉에 대해 분명하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성교육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아이들을 예뻐한다는 혹은 가족이라는 명목 하에, 아이에게 뽀뽀나 스킨쉽을 하도록 강요하고 있고, 그에 대해 저항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 하지요. 친척분들이 '아이고 이뻐라~' 하며 아이를 쓰다듬고 뽀뽀할 때, 뒤로 빼는 아이를 오히려 등 떠미는 경향이 있지요. 그것이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는 겁니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여도 신체접촉이 꺼려지거나 기분 나쁠 때는 분명하게 싫다고 거절할 수 있도록 가르쳐 줘야 하고, 또 그런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 줘야 한다는 것이에요. '내 몸은 나의 것'이라는 주체성을 가지고 자라야 다른 사람과의 기분 나쁜 신체 접촉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폭력의 가해자들 반 이상이 알고 있던 사이이거나 가까운 사이인 것을 볼 때 꼭 필요한 성교육이라고 생각 하는데요, 아무리 친하고 예의를 갖춰야 하는 어른이라도 억지로 강요하는 신체접촉은 나쁜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는 것이죠. 저는 이 책을 읽고 머리가 멍 해졌는데요. 저 또한 어렸을 때 예의라는 명목하에 기분 나빴던 기억들이 떠올라 그때 그렇게 가만히 있지 말았어야 했는데, 옆에서 웃고만 있던 엄마의 태도가 떠오르며 원망스러웠어요. 저도 똑같이 그렇게 키우는 것을 깨닫고, 당장 신랑과 내용을 공유하며 자주 보고 친하게 지내는 식구들에게 실천했지요.
9. 도와줘요, 빨래 할머니
이 책의 주제는 '나를 지키는 방법'인데요, 위험한 상황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과 대처 방법을 알려준다고 합니다. 제가 읽어보니 대처 방법도 그렇지만 실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구체적인 상황을 보니 언제 어디서든 나쁜일이 발생할 수 있겠구나 싶어 다시 한번 긴장을 하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10. 나쁜 비밀이 있어요
이 책은 '성폭력 대처 방법'에 대한 이야기 인데요, 어른의 입장에서는 무척 슬픈 내용입니다. 성폭력이 어떤 상황을 통해 다가올 수 있는지, 만약 성폭력을 당했을 때 아이들이 느낄 공포와 부모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이 나와 있습니다. 절대 그래서는 안되겠지만 성폭력이 아닌 다른 문제가 아이에게 발생했을 때에도 아이의 곤란한 마음을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모두 열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성교육 동화는,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른 성교육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지만, 우리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님께도 올바른 태도로 아이들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꼭 먼저 부모님께서 읽어보기를 권해드립니다.
※ 해당 링크는 제휴사 링크가 포함되어, 작성자에게 수수료가 지급될 수 있습니다.
'엄마가 간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6살 코피 (0) | 2016.09.04 |
---|---|
서울대 성장클리닉 두번째 진료 (0) | 2016.09.01 |
아이 밥 잘 먹게 하는 팁 (0) | 2016.08.30 |
청소를 했더니 기운이 나요 (0) | 2016.08.14 |
여섯살 어린이의 지금 (0) | 2016.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