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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간다

애가 엄마 닮아 약한가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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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양상담사 선생님께 받은 단백질 채워 먹이기 숙제를 위해, 동네에서 제일 나은 정육점으로 갔다. (동네에 고기 잡내가 덜하고 설명도 친절히 해주시는 정육점이 생겨서 좋다.) 아이에게 구워줄 용도로 채끝이나 안심을 사는데, 여기 정육점에서는 종종 부채살을 추천해 준다. 힘줄있어서 싫다 했더니 힘줄 없는 끝쪽이라 괜찮을 거라고, 부드럽고 괜찮을거란다. 그래서 한우 부채살로 주문해 기다리고 있는데,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온 나이든 아주머니가 들어오시며 워니를 유심히 보시더니 애가 몇개월이냐고 묻는다. 개월수를 알려주자 애가 너무너무 약하다며, 나를 (기분나쁘게) 훑어보더니 '애가 엄마 닮아 약한가 보네' 하는거다. (말씀하시는 태도를 보아하니, 내가 덩치 좀 있게 보였다면 '엄마만 먹고 애는 안먹였나보네' 했을듯 하다.) 아 정말, 안그래도 요새 더워 그런지 내 솜씨가 없어 그런지 입도 짧은 녀석이 더 안먹어서 속터질 지경인데 뭐시 어쩌고 어째요? 겨우 웃는둥 마는둥 하며 '그래서 고기 좀 많이 먹이려고 하고 있어요' 했더니, 사과를 갈아 젖병에 넣어 먹이라며 자기 손녀는 우량아였고 지금 중학생인데 엄청 건강하다고, 고기 먹여 언제 살찌우냐고 한다. 사과 주스를, 젖병에 주라고요? 우량아, 건강이요? 네, 안봐도 훤하네요. 사과주스를 젖병에 넣어 수시로 주면 당이 과하게 되고, 그렇게 찌운 살은 도움도 안되고 소아 비만으로 갈 수도 있고요. (고기 대신 과일 주스로 찌운 살로 우량아 만드신건 아닌지요?) 건강한 손녀따님 안봐도 왠지 짐작이 되네요. 이렇게 더운날 기운도 좋으시지, 약한 아기에게 한번 웃어주고 말 일을 참 열심히도 참견하는 아줌마를 만났다. 완전 빈정상해서 다운되고 다운되서 이러다 땅 파고 들어갈 기세다. 전에는 아토피 때문에 하루하루 기분이 오르고 내리더니 이제는 몸무게 걱정으로 하루하루 잘 먹나 안먹나로 기분이 업다운 된다. 몽원 너 정말, 태열 땜에 엄마 속을 그르케 썩히더니, 그거 좀 나아지는가 했드만 인제 안먹어 몸 약한 걸로 속 썩히나? 으이그, 안되겠다! 몽워니 살찌우기 대작전에 돌입한다! (응? 이미 진행 중인거 아니었나?) 영양상담에 받은 대로 단백질과 지방의 섭취를 최우선으로 하되, 간식은 탄수화물 위주로 한다. 떡집에 절편 주문하고 왔다. 간식으로 과자 같은걸 줘버릇 하니 배가 좀 고파지면 으례 과자 놔두는 장소로 달려가니 안되겠다. 소고기/달걀/두부 위주의 식단으로 간다. 볶음 형태의 조리법은 워니가 질려하는것 같으니 지방은 나물 무침이나 고기를 찍어먹는 용도 등으로 활용해야 겠다. 이놈의 달걀은 너무 몰아서 먹였는지 어떤 형태로든 달걀 냄새만 나면 거부를 하는 통에 힘들다. 심지어 일식계란찜, 가쓰오부시로 육수내고 위에 고명까지 올려 만든 계란찜은 입 근처에도 못가보고 거부당했다. 하얀계란이 계란비린내가 좀 덜하다는데 한번 사볼까 싶다. 삶은 계란을 거부하는 아이도 훈제란은 잘 먹는다 하니 참고하자. 내 어릴적 뭘 먹었나 생각해보면, 물 말아 김치 물에 헹군거 얹어 먹었던 기억 뿐이다. 내가 뭘 먹어봤어야 내 아이에게도 다양하게 해줄텐데, 미안하다. 나라도 좀더 노력해서 우리 아이들에게는 많은 음식 먹여줘야지 라고 하기엔 몽워니는 남자고, 모나망은 이미 잘먹는다.암튼, 결론은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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