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풍국 이야기

[캐나다 QC 몬트리올] 임신/출산 4 - 캐나다 출산, 유도분만

반응형

38주에 membrane sweep을 두 차례나 받고도 아무런 진행이 되지 않아 결국 유도분만까지 오게 됨.

+ 이전글 참고: https://mamandamin.tistory.com/1704

 

39주 유도분만 예정일.

긴장도 되고 떨리는 마음, 그냥 마냥 병원에서 오는 연락을 기다리기 뭣해서 병원에 문의를 해봤건만-

들려오는 대답은 분만실이 비어야 하는데 그게 언제가 될지 자기네도 알 수 없으니 준비물 챙겨놓고 대기하고 있으라는 대답 뿐... 

하아.. 캐나다... ㅡㅅ  ㅡ;;

 

아침 일찍부터 하루종일 기다리며,

이러다가 밥 먹다 말고 병원 달려가는거 아닌지 몰라... 했는데-

포기하고 저녁 먹으려고 치킨 굽고 있는데 병원에서 연락 옴. 지금 올 수 있냐고.. 밥 먹고 가도 될까 물으니 그럼 먹고 오라고.. ㅡㅗ  ㅡ++

긴장되고 떨려서 입으로 먹는지 코로 먹는지 대충 먹고 병원으로 출발.

 

분만 대기실인줄 알았던 분만실

 

우리가 들어간 분만실 안에는 개별 화장실이 있었는데, 특이하게 샤워시설이 갖춰져 있다.

샤워부스 안에 요가볼도 있고 막.. 후기 보니까 샤워실이 좋다는 얘기가 많던데.. 

진통이 오면 샤워를 하며 견디는가봉가.. ?? 

 

긴급히 제왕절개 수술에 들어간 의사를 겨우 만나보고, 내진을 통해 자궁이 얼마나 열려있는지 확인. 내 경우 이미 자궁이 어느정도 열려있었기 때문에 촉진젤을 바르는 단계는 건너뛰고 바로 호르몬 정맥주사를 맞기로 했다. 

하아.. 정맥 주사.. 망할 내 핏줄은 잘 안잡혀서 담당 간호사가 주사바늘 찔러 넣고 후비적 후비적 두어번 시도 끝에 포기;; 다른 간호사 와서 다시 또 핏줄 찾아 삼만리.. 이미 내 팔은 약쟁이 팔처럼 여기저기 구멍이 나 있고.. ㅜㅅ  ㅜ 

 

암튼 겨우 정맥 찾아 호르몬 투여!! 유도제 투여 30여분 후부터 서서히 진통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규칙적인 진통이지만 결정적인 진통은 아직인 5시간이 흐르니 의료진이 와서 양수를 터트리자고 한다. 

(양수를 터트리면 진통이 더 빨리 진행된다고) 가느다란 빨대같은 막대기로 내진을 통해서 살짝 터뜨리면 됨.

 

양수를 터트리니 진통다운 진통이 찾아오기 시작-

누군가가 자궁 입구를 턱 잡고 양쪽으로 막~ 당기는듯한 고통!! 아오~~~!!

규칙적이고 매우 힘든 진통이 계속되니 이쯤되면 분만해도 되지 싶었는데, 내진 해보니 아직도 5cm.. 갈 길이 멀다.. 

에피듀럴 맞을거냐 물어보는 스태프에게, 안맞겠다고 했는데 이건 도저히 사람이 참아낼 수준이 아니므니다~!!

행님 손모가지 나가도록 부여잡고 견뎌내기에 진통은 넘나 오진것.. 무통 놔달라고 해!! 얼른!!!

 

몇시간 같은 십여분 후 마취과 닥터가 와서 뭐라 설명하는데 됐고요, 그냥 얼렁 빨리 놔주세요~~

진통 안올 때 놔주면 좋으련만 이놈의 진통은 왜케 짧은 간격으로 오는지.. 가만히 구부리고 앉아 있기도 힘들고.. 

부들부들 떨며 무통 주사 겨우 꼽아서 다리가 좀 저리는듯한 느낌이 들랑 말랑 할 때, 확 몰아닥치는 진통.. 

으악~~~ 나도 모르게 힘 줬... 깜놀한 간호사가 내진하더니 아기 나온다며~~!! 분만팀 호출!!

 

대기실인줄 알았는데 순식간에 스태프들과 의사가 들어오더니 침대가 분만 침대로 변신하고 막.. 

푸쉬 푸쉬 푸쉬~!! 고고고!!! 한마음 한뜻으로 외쳐보아요!! 나만 빼고!!

아.. 넘나 힘드니까 그 리듬 못타고 혼자 방황하는 나에게 의사가 정색을 하고 말한다. 

헤이, 맘~!! 지금 베이비가 넘나 힘드니까 니가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해!! 

(아놔.. 저 얘기는 분만할 때마다 하는 얘기잖아- 애기도 힘들지만 나도 힘들다고요~)

 

암튼 힘들어 죽겠으니, 빨리 낳아버리자고요!! 흥야~~~!!

꺄앙~~~~ 하는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새로운 가족이 탄생했다.

 

정신 없는 와중에도 아기에게 주사를 놓는 것이 보여서 무슨 주사냐 물으니-

비타민 K 샷이라고 한다. (모든 아기는 태어날 때 비타민 K가 부족하여, 보통 생후 6개월 이후 단단한 음식을 먹음으로써 비타민을 섭취 할 때까지 뇌나 내장에서 심한 출혈의 위험이 있다. 비타민은 혈액 응고에 필수적이며, 출생 후 비타민 K 주사로 이러한 출혈 위험을 제거한다.)

 

한국은 B형 간염 예방접종인가를 갓 태어난 아기에게 놔주던가.. 

(캐나다 정기 예방접종 스케줄은 생후 2개월부터 시작한다.)

 

양수와 태지로 가득한 아기는 양수만 대충 슥슥 닦여 내 품으로 안겼다. 엄마 뱃속에 있다가 거친 세상으로 나온 아기들의 충격을 덜어주려 갓난 아기를 엄마 품에 24시간 안겨있도록 한다는 것.. 와아.. 나도 찬성!!

갓 태어난 아기는 본능적으로 젖을 빨고, (나오는 것도 없을 거인디.. ) 

병원에서는 모유수유하는 것을 무척 바람직하게 생각한다. (모유수유에 어려움이 있으면 도와줄 간호사도 오는 듯)

 

아기와 우리를 쉬게 내버려두는가 싶더니, (물론 중간중간 아기와 산모의 기본적인 상태 체크는 하고 감)

하루가 지나자 소아과 의사샘이 와서 아기의 몸을 촉진해 보고, 아기의 혈액 검사를 한다며 발 뒤꿈치를 매몰차게 찔러 혈액검사를 하고 간다. 아고, 어찌나 빽빽 우는지.. 나중에 보니 구멍 엄청 크게 나 있더라;; 

자궁 수축이나 분만할 때 난 상처 때문에 아프지는 않은지, 진통제 필요하면 알려달라고 묻기도 하고.. 

(항생제 같은 약은 검사를 통해서 까다롭게 지어주지만, 진통제 등은 모유수유에 전혀 해가 되지 않으니 언제든 말하라며 거리낌 없이 주는 이곳.. 이게 맞는건가 싶기도 하고..?)

 

퇴원할 때가 되자 (자연분만은 딱 하루 입원하고 끝!!) 이런저런 서류 등을 가져다 주는데-

아기 3주차 될 때에 소변검사용 시트에 소변을 잘 채취해서 우편으로 검사실로 보내야 하는 거랑, 

2~4주차 되는 때에 소아과 가서 검진 받아야 한다며, 어렵겠지만 소아과 예약 도전해보라고;;

아기 출생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갖다 주는데, 온라인으로 할 거면 서류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호기롭게 우리는 온라인으로 할거야~!! 했는데- (여긴 캐나다잖아.. 뭐든 쉽지 않지..)

 

암튼, 서류 잘 챙기고 해서 이제 집에 가서 쉬자!! 하고 나서니,

담당 간호사가 잡는다. 카시트는? 어, 주차장 차에 카시트 있어~ 노노, 여기에 가져와서 아기 태우고 가야 보내줘..

부랴부랴 바구니 카시트 가져와서 속싸개로 싼 아기를 태우려니, 노노, 아기 속싸개 다 벗겨~ 

우주복만 입은, 너무나 작은 아기를 카시트에 눕히고는 어깨끈은 어깨에, 다리 끈은 다리에 정확하게 걸치고는 아기몸에 타이트하게 맞도록 끈을 조절한다. 그리고 속싸개로 덮어주고는, 이렇게 해야 퇴원 시켜줄 뿐더러, 교통경찰이 잡아도 오케이 해준다며.. (끈을 헐렁하게, 혹은 속싸개로 감싸고 대충 카시트에 태우면 교통경찰한테 딱지 끊긴다고)

 

담당 간호사의 도움으로 카시트에 무사히 아기를 태우고 퇴원을 위해 데스크로 가니 다시 한번 담당 직원이 아기 어깨끈등을 꼼꼼히 체크한다. 우와.. 징하다..;; 펄펙트!! 하며 잘 가라고 인사해주고, 퇴원. 

 

뭐든 느려터지고 그래서 속 터지지만, 이렇게 지킬 것은 곧이 곧대로 지키는 이곳- 

여태 대충 해오며 살던 우리를 돌아보게 되고, 이곳이 좀더 마음에 든다. 

 

자,, 이제 우리집으로 가자~!!

 

 

+ 출산 시 병원에서 제공해 주는 것은 전무하다고 생각하면 됨. 다 챙겨가야 함.

아기 낳았을 때 바로 씌워주는 모자 정도랄까.. 이것도 핏물에 얼룩덜룩해서 버리고 옴;;

 

[ 캐나다 출산 준비물 ] 

FOR YOU:
 말라디카드, 병원카드 - 필수
• 담당의에게 받은 진료 기록 - 필수
• 최근 복약 기록 from pharmacy - 해당 시
• 해당 병원 외 병원에서 받은 진료 기록 - 해당 시
• From Tiny Tot to Toddler book - 없어도 됨.
 생리대 (super-absorbent) - 필수

: 나는 약국에서 산모용으로 구입했는데, 너무 두꺼워서 불편했다;; 일반 생리용 패드 오버나잇 사이즈가 더 수월했을 듯..
• 수유패드, 수유쿠션 if you have one - 원한다면.. 출산 직후는 젖이 많이 돌지 않아 수유패드는 별로 필요가 없을듯..
• 개인 세면 용품 : 칫솔, 치약, 비누, 샴푸, 수건, 기초화장품, 빗, 드라이어, 티슈 등 - 필수 
• 잠옷 (수유용) - 원한다면.. (계속 수유하고 캥거루 케어하니까 입원복이 더 편함)

 미끄럽지 않은 슬리퍼 - 필수!! (병원에서 돌아다닐 때 슬리퍼 엄청 필요함)
• 편한 속옷 - 캥거루 케어 하느라 속옷 입을 겨를이 없음. 퇴원 시 필요함.
• 수유브라 - 퇴원 시 필요하다면..
• 여분의 베게와 색깔있는 베게커버 - 없어도 됨.
• 아기가 태어나면 연락할 사람들의 연락처와 펜 - 없어도 됨;; (아기 출생신고 서류를 병원에서 작성한다면 펜 필요)

 기타 : 텀블러(따뜻한 음료용), 수면양말(필요 시)


FOR BABY:
 기저귀 40 (3.6kg ~ 5.4kg) - 필수 (아기 태어나서부터 퇴원 시까지 기저귀는 내가 가져간걸 사용함)

• 무향의 순한 아기용 비누 - 썼는지 안썼는지 가물가물 하네;; 벌써;; 우선 챙겨보자!!
• 아기 빗 - 아기 목욕시킨 다음 빗 가져왔느냐 물어봄. 아기 머리털 얼마나 난다고 빗어준대;; 난 안가져 감;;
• 신생아용 옷, 담요, 모자, 양말, 손싸개 등 - 퇴원용 (병원에서는 옷 안입고 있음)
• 두꺼운 담요와 신생아용 스웨터 (퇴원 시 날이 추울 경우)
• 신생아용 카시트 - 필수!! (없으면 퇴원 못 함)

 기타 : 물티슈(기저귀 갈 때), 손수건

 

 기타 보호자용 : 담요, 슬리퍼, 간식거리 (보호자용+산모용), 핸드폰 충전 케이블, 데이터 넉넉히 (병원에서 wifi 안터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