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라도
2011. 4. 7.
퇴근 후 냉장고에 있는 과일을 모조리 꺼내다가 물에 씻었다. 근처 슈퍼가서 생수도 몇병 사두고, 베이킹용 밀가루도 좀더 샀다. 얼마 밀리지 않은 빨래도 오늘 아침까지 부지런히 돌려 널어두고, 설거지며 행주도 폭폭 삶아 널었다. 멸치육수도 한냄비 우려두고, 오래전 사다둔 물동이 깨끗이 씻어 양치물이라도 할까 하나 가득 물을 담았다. 오늘 아침엔 밖에 내리는 비를 보며 미역국도 한뚝배기 끓여 먹고. 나도 안다. 유난이다. '유난'을 떨며 생각했다. 그동안 깨끗하고 맑은 물을 맘껏 쓸 수 있었던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것이었는지.. 농산물 해산물 걱정 없이 먹을 수 있었던 것도.. (농약 걱정이야 방사능에 비하랴..) 깨끗이 씻고 빨래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해서- 참 고마운 것이었구나.. 한시간 늦은 출근..